박스저면을 청소해준 지 거의 6개월이 지났습니다.
진짜 이틀이면 출수구가 막혀서 뚫어주고 뚫어주고 뚫어줘도, 그 다음날이면 막혀서 빌빌댑니다.
맨날 귀찮고, 힘들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가.....
더 이상은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게다가 저 박스저면과 수조 사이에 틈에 온갖 찌꺼기가 끼는 건 둘째치고 그 찌꺼기를 먹겠다고 풀어놨던 뾰족달팽이가 기어들어가고, 들어간 뾰족이가 좁다고 밀어대면서 점점 틈이 벌어지고, 그러면 또 찌꺼기가 더 끼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안시들까지 기어들어가는 건 덤입니다.
이게 도저히 못 보겠습니다. 뒤집어야 하겠습니다.
환수를 하기 전 박스저면을 꺼냈습니다.
꺼냈더니 아주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분진이 날리면서, 온갖 코리들이 모였습니다.
거기에 적사까지 날라오면서 큰일이 났습니다.
깨끗해도 틈이 생길 꺼 같은데 저렇게 되면 박스저면을 꺼낸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웬만하면 벽을 잘 긁지 않는데, 오늘은 벽도 박박 긁어주고, 스크래퍼로 휘휘 코리들 쫓아내고 적사도 밀어내서 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다시 모이는 분진들을 해결하기 위해 집똥기를 그 자리에 놓아줍니다. 이렇게 하면 분진이 날려서 오더라도 집똥기가 먹어줄테니 깨끗해질 것입니다.
이제 이 더러운 박스저면을 치워주면 될 것 같습니다.
하나씩 꺼내서 분해하면 되겠습니다. 들고 오는데서부터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확실히 탱크항이나 얇은 바닥재에서 박스저면을 쓸 경우 모든 분진과 슬러지가 다 박스저면으로 갑니다.
그래서 뒤집을 때 보면 흑사 바닥재를 쑤신 것처럼 비린내가 올라옵니다.
그러므로 박스저면을 뒤집을 때는 천천히 꺼내야 합니다. 저기에 있는 똥물이 새기라도 한다면, 진짜 본 수조에 폭탄 떨어집니다.
너무 슬러지가 많이 끼어서, 여과재가 모두 누렇게 변색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과재는 에하임 섭스프로, 네오미디어 퓨어 구형/신형을 섞어썼습니다. 시포락스도 같이 썼었는데 시포락스가 석면이라는 카더라가 있어서(아마 이건 카더라가 아닌 듯) 빼버렸습니다. 섭스프로나 네오미디어 퓨어나 다 중성이라 아마 탱크항의 pH를 그래도 중성으로 보내는 버퍼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수조 pH 안 재본지는 좀 됐습니다. 한번 재보긴 해야 할 것 같은데.......)
대롱 빼자마자 검은물이 계속 나옵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비린내는 덤입니다. 마스크를 끼고 할 껄 그랬습니다.
저 수조가 참 쨍한 수조인데, 그 쨍함을 위해 큰 희생을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결과를 보니, 박스저면
여과기는 생물학적 여과도 잘 하지만, 물리적 여과도 못 하지 않습니다.
동그란 체에다가 일단 여과재를 옮겨놓았습니다.
슬러지와 검은물이 계속 나옵니다. 정말 극혐입니다.
여과재를 청소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하는 것처럼 물로 잘 씻어주는 방법이 있고, 락스희석물에 담갔다가 말려서 쓰는 방법이 있으며 끓는 물에 삶아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리셋해서 얼른 다시 집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물로 잘 씻어주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락스희석물에 올해 초에 담가서 리셋했다가 폭탄 터뜨린 적이 있어서......(그래서 알비노 모스코블루를 접었습니다)
끓는 물에 삶는 방법도 좋으나, 일단 물로만 잘 씻어주는 방법을 쓰기로 했습니다.
샤워도 하고, 대야에 담아서 손으로도 잘 씻어줍니다.
섭스프로나 네오미디어나 분진이 조금 있는 여과재이고, 씻으면서 서로 부딪혀 계속 깎이며 분진이 생기므로 어느정도만 잘 씻어주면 됩니다. 완전 맑은 물이 나오게 될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되었다 싶을 정도까지 씻어줍니다.
이제 박스를 닦아줍시다.
박스도 락스희석물에 담가도 되나, 저는 그냥 제 손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별건 아니고, 수세미로 구석구석 잘 닦아줍니다.
주의점으로는 절대 세제를 쓰면 안 됩니다. 그냥 맹물로 씻어줍니다.
(이정도는 수돗물로 해도 됩니다.)
세제를 쓰는 경우 세제 성분이 제대로 제거가 안 될 경우 또 폭탄이 됩니다. 리스크를 굳이 질 이유가 없습니다.
몸체도 빡빡 씻어주고, 대롱도 잘 씻어줍니다.
특히 대롱 안에 슬러지가 끼어 있을 수 있으니 꼭 다 분리해서 잘 씻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잘 씻은 박스에 잘 씻은 여과재를 다시 담고, 폴리나젤도 잘 빨아서 올리고, 대롱을 설치하면 완료입니다.
큐방은 이미 경화가 되어서 버리고, 비명님 집똥기 샀을 때 받은 큐방을 대체로 설치해줍니다. (역시 큐방은 여러개 쟁이면 언젠가 쓸 곳이 꼭 생깁니다.)
그리고 물을 빼고, 다시 조립한 박스저면을 조심스럽게 다시 설치해줍니다.
설치해서 작동시켜주면 완료입니다.
역시 폴리나젤도 막혀 있었고, 아래 저면판도 막혀 있었으며, 대롱도 막혀 있었습니다. 모두 청소해서 깨끗하게 해주니 출수량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번엔 박스를 수조와 밀착을 시켰습니다. 이러면 찌꺼기가 덜 사이로 들어갈 것이고 뾰족이들도 저 구석으로 모이는 일을 막을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리고 물을 채워줬습니다.
앞으로 3~4개월 정도 쓰다가 또 리셋을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박스저면의 최대의 단점이지요. 아주 귀찮게 매번 뒤집어줘야 하니 계속 써야 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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