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자일 수록 전체환수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백탁이 왔다고, 구피가 죽는다고, 뭔가 이상하다고 수조를 낑낑대고 화장실로 들고 갑니다.
여과기도 싹싹 닦고, 바닥재도 싹싹 닦고 다시 세팅한 다음에 수돗물을 꽉 채워 줍니다.
물이 맑아보여 속이 시원하지요.
괜히 생물들이 활발한 것도 같으니, 사료도 듬뿍 주니 아주 잘 먹습니다.
아주 뿌듯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날 부터 시작입니다.
물이 뿌옇게 되고, 또 어제까지 활발했던 생물들이 또 빌빌댑니다.
짜증납니다.
`나는 물생활 접어야 하나보다' 생각하며 다시 모두 화장실로 들고 들어가 빡빡 다시 다 닦고 세팅해줍니다.
그리고 수돗물을 또 꽉 채워줘요.
또 물이 맑아졌습니다.
속도 시원하고, 생물들도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사료도 또 맘 껏 줍니다. 아주 잘 먹습니다.
그 다음날 보니, 한 두마리가 죽었습니다.
그 다음날 보니 줄 초상이 납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왜 그럴까요?
여과박테리아의 90%는 여과기 및 바닥재에 살고 나머지 10%가 물에 산다고 합니다.
전체환수를 하고 여과기도 바닥재도 싹싹 닦아 줬으니 박테리아의 100%가 사멸했습니다.
그 이후 맛있는 사료를 주니 생물들은 잘 받아 먹고 배설을 합니다.
암모니아가 대량 배출되게 되지요. 그러나 그 암모니아를 받아서 분해할 박테리아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다음날부터 생물들은 암모니아 중독에 시달리다 용궁구경을 갑니다.
매우 간단한 원리입니다. 그러나 이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오늘도 열심히 전체환수를 하며 되뇌입니다.
"아! 힘들어서 물생활 못 해먹겠네!"
물론 물생활 오래 하신 분들도 전체환수를 해야 할 때는 합니다.
초심자와의 차이를 보면, 고수들은 전체환수할 때 절대 여과기를 닦지 않습니다. 여과기 청소를 하더라도 여분의 여과기를 남겨두고 합니다.
제가 바로 위에 여과박테리아의 90%는 여과기 및 바닥재에 산다고 했지요?
이렇게 리셋을 하면 금방 물 상태는 생물들이 살 수 있는 물로 돌아옵니다.
병이 돌 때 하는 리셋은 여과기까지 다 닦아버립니다. 아예 락스로 리셋을 하지요.
병이 온 개체는 경중에 따라 나눠서 치료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안 될 개체는 포기를 해야 하고, 될 개체들은 별도의 검역항에서 치료를 하여 완치를 시킵니다. 그리고 감염이 되지 않은 개체는 다른 수조에 잠시 합사를 시키게 되지요.
이런 차이가 같은 전체환수를 하더라도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합니다.
첫째로 전체환수를 할 필요가 없을 때 전체환수를 하면 뭔가 문제가 생기고, 두 번째로 전체환수를 하더라도 여과박테리아가 살고 있는 서식처는 건드리지 않는게 리셋을 제대로 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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