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가서, 구피 등을 사려고 보면 옆에서 추천을 막 해줍니다.
얘는 청소하는 고기니까 꼭 있어야 한다는 말에 낚여서 데리고 와서 청소나 하라고 방치를 하지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세상에 청소하는 고기는 없습니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는 것뿐이지요.
또한 똥을 먹는 고기도 없습니다. 청소물고기라고 오명을 뒤집어쓰는 생물 중 똥을 먹는 생물은 단 한가지도 없습니다.
똥먹는다는 말에 덜컥 데려오면 안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청소물고기의 제대로 된 이름을 한번 찾아보도록 합시다.
첫번째로는 코리도라스입니다.
메기과 칼리크티스속에 속하며, 아마존 수계와 라플라타 수계에 넓게 분포하고 있는 관상어입니다.
종류는 학명이 붙은 것만 약 160개종으로 종류가 상당히 많으며, 지금도 신품종이 계속 잡히고 있어 앞으로 더 종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온순한 성격으로 바닥에서 생활하며 떨어진 먹이를 잘 찾아먹습니다만, 그게 청소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것도 챙겨주지 않을 경우 코리도라스는 아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하스타투스 등의 소형 코리도라스는 중층에서 유영을 합니다.
대형마트나 동네 수족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코리도라스는 브론즈 코리도라스(코리도라스 아에네우스)와 팬더 코리도라스입니다. 코리도라스는 사육난이도와 번식난이도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큽니다.
위의 브론즈, 팬더, 펫퍼드 등의 코리도라스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며 사육 및 번식 난이도는 낮습니다.
(물론 팬더는 번식난이도는 낮은데, 사육난이도는 절대 낮지 않습니다)
코리도라스와 구피를 합사할 경우에는 코리도라스의 먹이를 따로 챙겨주는 것이 좋은데 먹이는 사실 실지렁이가 최고지만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고 잘못하면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지렁이보다는 브라인쉬림프 등의 생먹이가 적당하며 건조 사료를 급여할 경우 중상층 개체들이 입도 대기 전에 떨어지는 침강성 먹이가 좋습니다. (타비민, 테트라 코리도라스, 히카리 싱킹와퍼, 노보탭 등이 있겠습니다)
알골이라고 불리는 알비노 골드스트라이프 코리도라스는 예전에는 가격대가 좀 있었으나, 이제는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수족관에서는 마리당 2만원 정도의 착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으며 개인거래는 이 보다 가격이 내려갑니다. 사육난이도는 아에네우스의 근연종답게 매우 낮으나, 번식난이도는 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청소물고기가 아니라 상전이 됩니다. 청소를 구피가 시켜줘야 할 수준을 넘어 코리도라스님의 안위를 위해서 구피가 쫓겨나야 할 상황이 되지요.
사육난이도도 높고, 번식은 언감생심인 콜레어입니다. 아침마다 `오늘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라고 문안인사를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거의 마리당 100만원에 육박했던 녀석인데, 그래도 이제는 가격이 많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유어가 8만원 정도까지 떨어졌으니 합리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어는 여전히 마리당 30만원은 줘야 합니다.
이 귀여운 코리도라스는 버게시입니다. 버게시도 예전엔 참 몸값 자랑하던 코리도라스였는데, 이제는 개인거래시 마리당 6만원 위아래에서 유어를 구할 수 있습니다. 동네 수족관엔 당연히 없고, 코리우드 같은 전문 수족관에나 가야 볼 수 있지요. 제가 키우는 코리도라스는 아니고 지인 물방에 놀러 갔다가 찍었습니다.
현재까지 코리도라스 중 최고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제브리나입니다.
유어가 마리당 20만원인데, 이 가격이면 청소는 커녕 구피가 신성한 제브리나 수조에 들어가서 똥싸는 것 조차 용납이 안 됩니다. 왠지 제가 무리해서 데려오면 제브리나 가격이 떨어질 것 같아서 선뜻 손이 안 나가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왜 가격이 이런가 이해가 될 정도로 예쁩니다. 번식난이도가 최상으로 지인분이 고기 진짜 잘 키우는 분인데 번식에 실패한 유이한 품종이라고....(나머지 하나는 임페리얼 제브라입니다) 이 녀석도 지인 물방에 놀러가서 찍었습니다.
이렇게 종류따라 사육난이도도 천차만별, 번식난이도도 천차만별,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코리도라스는 무지한 마트 직원에 의해 똥먹는 고기, 청소물고기로 폄하당하며 오늘도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청소가 아니라 저서 어종으로 자기 영역에서 그냥 먹이를 먹고 있는 것 뿐이지요.
두번째는 플래코입니다.
안시를 포함한 플래코는 식물성 먹이를 좀 더 선호하는 잡식성으로, 사료도 잘 먹고, 갈이끼도 잘 먹습니다. 특히 유목에 슬러지가 낄 경우 거의 반나절도 안 돼 초토화 시키기도 하고, 갈이끼도 하루면 모두 해치워 버립니다. 어찌 보면 청소에 조금 특화가 되어 있는 어종이긴 하나, 또 이끼나 먹으라고 아무것도 챙겨주지 않으면 색이 하얗게 빠지며 용궁에 갑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알지와퍼(Algae-Wafer) 등의 식물성 침강사료를 챙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플래코는 안시와 비파가 있습니다. 가오리 비파와 오토싱도 비슷한 생태를 보이는 어종이긴 하나 둘 다 플래코는 아닙니다. 가오리 비파는 잉어목이고, 오토싱은 메기목이라 완전히 다른 종류입니다. (물론 모두 싸잡혀서 이끼 먹는 청소고기로 폄하 당합니다)
플래코도 종류가 천차만별이고, 코리도라스와 마찬가지로 사육난이도와 번식난이도가 제각각에 가격도 제각각입니다. 비파는 마트나 동네 수족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플래코이며 가격도 저렴하지만, 문제는 성어가 되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나중에 애물단지가 되어 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시는 합리적인 가격에 합리적인 크기, 적당한 번식 난이도로 가장 이끼 해결사로 사랑받는 플래코입니다. 유어 기준으로 개인거래 시 3~4천원 정도에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어는 돌연사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국내에서 플래코 중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플래코는 임제라고 불리는 임페리얼 제브라입니다.
무지막지한 번식 난이도와 사육 난이도, 얼굴 자체를 안 보여주는 겁보로 이뻐서 들여왔다가 물태기 오기 딱 알맞다는 플래코지요. 가격은 마리당 20만원 정도 되는 거 같은데, 저는 물태기 올 것 같아서 그냥 안시를 이끼 제거반으로 돌려야 되겠습니다.
또한 애플스네일, 트럼펫스네일(뾰족달팽이) 등의 달팽이와 청소를 넘어 관상어 보다 더 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새우들도 있으나, 이 포스팅에서는 생략을 하겠습니다. 애플스네일을 제외한 다른 스네일은 번식력이 너무 높아서 달팽이 판이 되버릴 문제가 더 크고, 저 둘을 제외한 다른 스네일은 거래금지종입니다. 또한 새우는 제가 안 키우기 때문에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안 키우는 종류를 썰 풀 필요는 없는 일이니....)
이렇게 코리와 플래코만 봐도 다양각색이기 때문에, 고작 청소를 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신경을 안 써주면 용궁가는 경우가 다반사로 일어나므로 입양을 할 때는 신중함이 필요하며 입양 후에는 개체들의 특성에 맞게 먹이도 따로 챙겨주시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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