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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물생활/주저리주저리

구피 이름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구피 이름 제대로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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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구피 이름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아마, 관상어 커뮤니티에 구피 관련 올라오는 질문의 80%는 "우리 산모는 언제 치어를 낳을까요?"가 될 것이고, 나머지 중 반은 "우리 구피가 왜 죽었을까요?"이며 그 나머지의 상당수는 "우리 구피 이름은 무엇일까요?"라는 것일 듯 합니다.

 

사실 고정구피의 이름은 그 품종을 만들어 낸 작출자가 붙이는 게 원칙입니다.그러나 그 유전인자 하나하나를 어떤 순서로 붙여서 완성하느냐는 관상어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에서 어느정도 정착화(물론 어떻게 말하면 고착화) 시켜놓은 상태입니다.

 

유럽과 일본이 부르는 명칭은 각각 다를지 몰라도 순서는 구피의 앞에서부터 꼬리의 순서로 갑니다.

바디컬러+몸통+핀컬러+핀 스타일 등으로 부르게 되지요.

 

예를 들어 눈이 빨갛고, 몸통의 반만 검은색이며 꼬리가 빨간색인 구피는 어떻게 부르면 될까요?

눈이 빨간 것은 바디컬러가 알비노라는 것이고, 몸통의 반만 검은색이면 하프블랙, 꼬리가 빨간색이니 레드테일, 합쳐서 알비노 하프블랙레드테일이 되겠지요?

 

다른 예를 들어봅시다.

눈은 검은색에 바디는 회색이며, 몸통엔 스네이크스킨이 들어 있고, 꼬리가 빨간색에 레이스 무늬라면? 답은 그레이바디 스네이크스킨 레드레이스테일입니다. 물론 여기서 그레이바디는 우성노멀이므로 생략이 가능하고 레이스테일은 그냥 레이스라고 하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네이크스킨 레드레이스 구피가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같은 생김새인데 일본이랑 미국이랑 다르게 부르는 호칭이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턱시도입니다. 턱시도는 하프블랙를 부르는 미국 명칭입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하프블랙이라고 합니다. 또한 스네이크스킨을 미국에서는 코브라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저 위에 예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알비노 하프블랙레드테일 = 알비노 레드 턱시도

스네이크 스킨 레드레이스 = 레드레이스 코브라 

 

이런, 같은 구피가 이름이 두개가 됐어요! 

같은 방법으로 응용을 여러가지로 해 볼 수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핫한 <레드턱시도하프문>의 다른 이름은 <하프블랙레드 하프문테일>입니다.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이시나요? 

왜 턱시도는 테일 컬러를 앞으로 보내고, 하프블랙은 뒤로 보낼까요? 답은 실망스럽게도 "그렇게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가끔 마트 같은데 가면 레드하프턱시도라던지, 아니면 하프블랙턱시도라던지 이런 이름을 걸어놓고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틀린 명칭입니다. 하프블랙레드구피 또는 레드턱시도구피가 맞는 명칭이며, 하프블랙턱시도라는 이름은 없습니다.

마치 <역전앞>과 같은 것이지요.

 

또한 피부가 투명하여 내장이 보이고 눈이 단추구멍 같아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글라스벨리라는 종류도 있습니다. 대개 풀레드 글라스벨리, 막 줄여서 풀글벨이요. 이렇게 표현합니다만 사실 글라스벨리는 바디컬러이므로 글라스벨리 풀레드가 더 어울리는 명칭입니다. 게다가 글라스벨리는 풀레드만 있는게 아닌데, 만약 다른 컬러가 나오면 어떻게 줄여부르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만약 풀블랙 글라스벨리가 나오면 풀블글벨로 줄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여튼 기초적인 구피 명칭을 부르는 방법만 알면 어떤 구피가 앞에 나타나더라도 대충 비슷하게 이름을 지을 수 있다는 점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여담을 이어서, 이번엔 오타인 듯 아닌 듯 잘못 말하고 있는 구피를 좀 소개해보려고 해요. 되게 여러사람들이 키워서 모두가 알고 있지만 틀리기 쉬운 그런 구피 이름을 준비해봤어요.

 

1. 알비노 풀레드 (RREA Full Red Guppy)

 

알비노 풀레드 영정사진

 

풀네임은 <알비노 풀레드>입니다. 바디컬러는 알비노, 몸통부터 모두가 레드라 풀레드입니다. 

다들 줄여서 알풀이라고 합니다. 

 

근데 알풀입니다. "알플" 아닙니다.

검색창에 알플하면 엄청 알풀이 나옵니다.

알고도 알플이라고 하면 저는 이해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모르고 알플이라고 하셨으면 이제부터 알풀이라고 해주시던지 아니면 풀네임 알비노 풀레드라고 불러주세요.

 

또한 한걸음 더 들어가서 바디컬러가 그레이바디나 골든바디를 퉁쳐서 "검은눈 풀레드"라고들 하는데 그것도 틀린 명칭입니다.

바디컬러에 따라 그레이바디 풀레드 또는 골든바디 풀레드라고 불러야 합니다.

둘은 딱 봐도 구별이 갈 정도로 붉은 발색이 다르거든요.

 

2. 모스코블랙, 블루, 그린 등 (Moscow Guppy)

 

알비노 모스코블루

 

"알비노 말고 고정구피 추천해주세요" 하면 세 손가락에 꼽히는 EMB(Electric Moscow Blue)를 필두로 한 모스코구피입니다.

 

"모스코"입니다. "모스크" 아닙니다.

모스크(Mosque)는 이슬람 사원을 의미합니다. 뜻이 완전 달라집니다. 

작출지가 러시아에서 중동으로 바뀌는 기적이 펼쳐집니다. 

 

알비노가 붙든, 루티노가 되서 루비가 됐던, 일렉트릭이 붙던 간에 무조건 "모스코"입니다. 

 

3. 글라스벨리 (Glass belly)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글라스벨리는 몸통이 투명하게 보이는 애들을 말합니다. (글라스벨리라고 직역하니 감이 딱 오지요?)

글라스벨리입니다. "글라스밸리" 아닙니다. 물론 영어이므로 우겨서 글래스벨리는 된다쳐도(무슨 오렌지, 어륀지도 아니고요) 밸리는 안 됩니다.

밸리(Valley)는 협곡이 되어버리니까요. 맞는 명칭을 불러주는게 좋겠지요?

 

4. 레드, 블루그라스 (Grass Guppy)

저는 키우지 않지만 참 패턴이 아름다운 구피지요.

왜 안 키우냐면 패턴구피는 선별하기에 너무나 어렵고 고단하고 힘들고 그러거든요.

 

근데 그라스입니다. "글라스"아닙니다. 

검색창에 블루글라스 치면 엄청 블루그라스 나옵니다.

구글에다가 "Blue glass guppy" 검색하면 자동완성으로 Blue grass guppy로 바꿔줍니다. 

꼭 그라스라고 불러주세요.

 

이거말고도 여러개 더 있지만, 가장 많이 틀리게 부르는 구피 종류를 모아봤습니다.

앞으로 키우는 구피들에게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랑을 쏟는 시작은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부터 시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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