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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물생활/주저리주저리

냉동 브라인쉬림프(냉브)는 영양가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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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어 먹이에 대한 관심이 점점 증가하면서

사료과 함께 특식으로 생먹이를 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통의 실지렁이부터 냉짱이라 불리는 냉동 장구벌레

청수로 키우는 물벼룩, 아주 작은 치어를 위한 조류의 일종인 인푸조리아 등 여러가지 생먹이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들 급여하는 것이 브라인쉬림프일 것입니다.

 

브라인쉬림프의 장점이라면

실지렁이 대비 보관이 편리하고, 냉동 장구벌레보다는 작은 치어들이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며

물벼룩, 인푸조리아보다는 부화과정 및 보관이 편리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브라인쉬림프가 무엇이고, 부화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서 할 것은 아닙니다만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포스트를 남겨봅니다.

 

 

 

브라인 쉬림프의 폭발적 먹이반응(생브)

 

 

최근 유튜브 등에서 몇몇 유튜버들이

"냉동 브라인쉬림프(냉브)는 난황이 터져서 영양가가 없다."

"냉브는 사료 만도 못 한 쓰레기이며 급여하는 의미가 없다"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연 맞을까요?

살아있는 브라인쉬림프를 냉동할 경우 일부 난황이 터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급속냉동도 아니고, 고작 냉장고 냉동실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천천히 온도가 내려가는데 따른 것이지요.

근데, 난황이 터졌다고 영양가가 없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경험적으로 보았을 때 같은 라인의 같은 치어들을 사료만, 살아 있는 브라인만, 냉동 브라인만 급여하여

키웠을 때 살아 있는 브라인과, 냉동 브라인의 성장 속도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생브=냉브>사료)

또한 먹이 반응도 큰 차이가 없었구요.

 

이는 난황은 터졌지만, 그 터진 난황이 어디 가진 않는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치어들이 비슷하게 영양분을 섭취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먄약 영양가가 없다면, 당연히 성장 속도의 차이가 났을 것이고, 사료보다도 성장 속도가 늦다면

사료 만도 못한 쓰레기라는 점과, 급여하는 의미가 없다는 점에 납득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부 유튜버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는 당신들의 의견 중 "생브를 냉동하면 난황 터진다." 말고는

전혀 동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종을 가리지 않는 브라인 쉬림프 먹이반응(냉브)

 

 

위 사진은 냉동 브라인을 급여한 사진입니다.

브라인이 냉동되면서 난황이 다 터졌다고 하면, 형태마저 모두 박살이 나야 하는데

사진상에서도 보이지만 브라인 특유의 동글동글한 형태가 보존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난황이 터지더라도 일부만 터진다는 증거가 될 수 있겠지요.

 

그냥 직관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저도 생삼겹살이랑 냉동삼겹살 중에 뭘 먹겠냐고 하면, 당연히 생삼겹살을 먹겠다고 할 겁니다.

근데, 냉동삼겹살도 좋아하며, 생삼겹살이 없으면 냉동삼겹살도 맛있게 먹습니다.

분명, 냉동삼겹살은 생삼겹살 대비해서 영양분은 떨어질 꺼 같아요.

그렇다고 "냉동삼겹살이 콘푸로스트만도 못 한 쓰레기이며, 생삼겹살을 먹어야지 냉동삼겹살은 먹는 의미가 없다."라고 하면

누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겠습니까?

 


이런 낭설이 왜 퍼졌을까 생각해보며 과거를 뒤돌아보도록 합니다.

몇 년 전에만 해도 냉동 브라인쉬림프라는 건 사육자가 브라인 쉬림프 에그를 부화시켜 급여하고 남은 것을 

냉동실에 보관하던 것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었다는 말이죠)

 

브라인쉬림프 에그는 캔으로만 수입이 들어와서 지금도 비싸지만

그 때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거든요. 

그냥 조그맣게 구피 몇마리 키우는 우리 옆집 아주머니는 생각도 못한 생먹이였지요.

 

 

샌더스가 뭐길래!

 

 

그 때 누군가가 처음으로 브라인쉬림프 에그를 소분해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는 사료 소분 판매에 대한 규제가 있긴 했지만 단속 안 하던 시절이거든요.

(일반인이 양어장 사료 포대로 구해와 소분해서 팔고 탈세를 해도 전혀 문제 없던 시절)

 

한캔에 몇만원이라 선뜻 손이 안 갔던 브라인쉬림프 에그를 소분해서 1만원에 파니까

매니아들 말고, 우리 옆집 아주머니도 치어가 잘 큰다는 말에 브라인 에그를 삽니다. 

여러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브라인 에그는 끓여야 한대요, 끓여서 자석으로 걸러서, 그걸 체에 또 걸러서 줘야 한다는 얘기에

똑같이 따라 해봤는데 너무 귀찮잖아요? 관상어 커뮤니티에 관련글이 쭉쭉 올라옵니다.

 

 

이게 그렇게 비싸고 그러냐!

 

 

"브라인 끓였어요, 걸렀어요, 귀찮아요, 귀찮아도 먹는 것 보니 또 기분 좋아졌어요!"

 

이 때 틈새 시장이 보입니다!

"브라인 끓이는거 귀찮아 하는 사람들 많으니, 끓이고 걸러서 냉동해서 팔면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냉브가 상품이 되었습니다. 우리 옆집 아주머니가 좋아합니다. 

상품이 되었으니, 경쟁력 키워야죠? 남들과는 다르게 뭔가 해야죠?

<우리 브라인은 박카스를 먹입니다, 우리 브라인은 우루사를 먹입니다, 우리 브라인은 정력제(?) 뭐....

블라블라 믿거나말거나.....>

서로 이렇게 하다보면 결국 싸움이 납니다. 서로를 비방합니다. 결국 누군가 관청에 투서를 넣습니다!

 

결국 철퇴 맞았죠. 소분 판매 원천적 금지 됐지요. 허가 받은 일부 업체만 냉동 브라인쉬림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됩니다.

 

그 이후 언젠가부터 유튜브 등으로 "냉브는 쓰레기네~" 라는 정보가 흘러나오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우리 옆집 아주머니는 이제 브라인 안사고, 관상어 커뮤니티에 댓글을 답니다.

"제가 유튜브를 봤는데 냉브는 영양분이 하나도 없어서 의미 없대요~"

 

규제강화 시기와 이 정보가 흘러나온 시기가 기가 막히게 일치하는 것이

진짜인지, 저 혼자만의 착각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나도 모르고 구피도 모르고 코리도 모르고 우리 옆집 아주머니도 모르고

냉동당하는 브라인도 모르는 요지경!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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