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무책임한 애호가들의 뻘짓으로 클라키가 뉴스에 나옵니다.
환경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된 미국가재가 만경강과 영산강에서 폭번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미국가재는 클라키(Procambarus clarkii)입니다. 클라키가 태평양을 헤엄쳐 왔을리는 없을테고, 누군가가 갖다 버린 거겠지요. 클라키는 열대어가 아닙니다. 수온 0도~40도 사이에서도 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못 할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크게 봐서는 3가지로 보입니다.
첫째로는 국내 가재와의 경쟁에서 우점종의 지위를 점하게 된다는 점. 안 그래도 토종가재보다 크기가 크고 갑각류에 치명적인 전염병을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기들만 남고 나머지를 다 없애버리는 저승사자가 됩니다.
둘째로는 굴을 파는 특성으로 제방을 무너뜨린다는 점. 최대 5미터 아래까지 굴을 파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마리가 굴을 파고 돌아다니면 당연히 지반이 약해져 제방 등이 무너질 우려가 있습니다.
셋째로는 어마무시한 번식력을 보인다는 점. 한번에 알을 500개씩 풀어버리는 엄청난 번식력으로 2년 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200여 수가 잡혔는데, 올해는 2,000여 수가 잡혔다고 하니 번식력이 가늠이 안 됩니다. 게다가 특별한 천적도 없기 때문에 저 번식력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몇년 후에는 20,000여 수가 잡힐 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들여올 때는 귀여운 가재였는데, 결국 크니 수조도 큰 게 필요하고 밥도 많이 먹고, 흥미도 떨어지고 죽지는 않았으니 그냥 몰래 버린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이 클라키에게서만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저도 관상어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지만, 최악의 경우 사육 시 신고를 하고 거래 시 허가를 받으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듯 합니다.
이런 무책임한 사람들이 계속 나온다면 생태교란종은 계속 늘어날 것이고, 결국은 정부에서도 강력한 재제를 꺼낼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 전에 관상어판이든 갑각류판이든, 파충류판이든 해당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력한 자정활동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제발 가족같이 생각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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