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에 받은 치어인데, 허리가 휘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헤엄을 치고, 브라인을 쫓아가서 먹는 기염을 토하며 살고자 하는 의지가 바짝 서 있는 것이 기특하여 밥주고 물 갈아주고 키웠더니....
이렇게 잘 커줬습니다.
사실 기형이더라도 사는 데는 지장 없지요. 관상용으로 키우면 될 것 같습니다.
구피 허리가 휘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지만, 선천적이든 아니면 후천적이든 다시 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시 뼈를 끼워 맞출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후대 한 번 받으면 무조건 혈섞음을 해야 하고, 혈섞음 안하면 기형이 나온다고 겁 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많은 브리더들이 여러가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라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는 정말 새로운 나만의 개체를 만들기 위해 아웃브리딩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직접적인 목적을 가지고 아웃브리딩을 할 경우에는 정말 구피 유전에 대한 지식이 뒷받침 된 상태에서 라인이 끊어질 경우를 미리 보험을 쳐 놓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쪽이 폐기되더라도 나머지 기존 라인을 살려두면 되니까요. (좀 눈물나고 아쉽긴 하지만....)
그러나, 지나친 인브리딩의 폐혜로 기형이 나온다며 건강한 개체를 위하여 혈섞음용 개체 아무거나 구한다는 분들의 수조를 보면 백이면 백, 부모자식형제자매 구분 없이 한데 모아 키우는 소위 할렘브리딩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혈섞음이 필요할까는 의문입니다. 그렇게 할렘브리딩을 하면 자연스럽게 백크로스가 되는데 뭣하러 검증되지 않은 외부 개체를 들여와서 아웃브리딩을 하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더 나가서는 한두번 후대 받았는데 기형 몇 마리 나온다고, 분양자가 사기분양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피는 기본적으로 다산이 기본인 생물로, 후대의 수가 많으면 당연히 기형이 나올 확률도 많아지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분양자한테 불만을 가지기 전에 백크로스라도 한번 해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라인은 유지 할 수 있으니까요.
구피라는 것이 참 묘해서, 자신이 키우는 개체를 고퀄로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반면, 다운그레이드 시키기는 아주 쉬운데 그 중에 하나가 무분별한 혈섞음입니다. 아무 개체 가져와서 슥슥 섞었다가 후대 퀄리티 떨어지면 또 그거 다시 끌어올리기엔 고단한 선별의 시간이 들죠. 완전 시간낭비입니다. 그냥 고퀄개체를 돈 주고 사는 게 훨씬 낫지 않나 싶을 정도로 수익 대비 시간이 너무 듭니다.
결론은 고정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인 고정구피 키우기에서 혈섞음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고, 계속된 근친교배로 기형이 나올 수는 있으나 그 "계속된"이라는 단어는 보통 가볍게 구피를 키우는 사람들 생각보다는 훨씬 더 오래된 시간이며, 기형 나왔다고 분양자 욕하지 말자입니다.
마지막으로 믹스구피는 진짜 혈섞음의 의미가 없습니다. 후대 나올 때마다 다 이리저리 비빔밥으로 섞이는 데 무슨 혈섞음이 필요한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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