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수조를 세팅한 분들이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부분입니다.
"물잡이"를 검색하고 방법을 찾아서 하시는 분들의 시작은 거의 같습니다.
수조를 사서, 일단 물을 가득 채워 물샘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한 후, 문제가 없을 경우 물을 빼고 바닥재를 채운다음 물을 채우고, 스펀지 여과기를 설치합니다.
그리고 물을 주구장창 돌립니다.
1주일쯤 돌리다보면 조금 조급해집니다. 환수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의문이 들지요.
거기에 백탁까지 한번 오시면 더더욱 조급해지게 됩니다.
과연 물잡이 중에 환수가 필요할까요?
물론, 이 부분은 갑론을박이 있습니다. 환수를 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 생물도 없는데 무슨 환수를 하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이고, 경험적으로 느낀 점을 끄적여보면,
물잡이 중 환수여부는 바닥재에 따라 갈린다고 봅니다.
만약 바닥재를 깔지 않거나(탱크항), 산처리되지 않은 흑사를 깔았을 경우에는 환수를 해주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저 케이스의 경우에는 1주일 정도 후에 보니 pH가 거의 8.5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저는 쌩물로 물을 잡을 때 쓴 여과기가 테트라 쌍기와 세라 쌍기 두 개 밖에 없어서 표본은 좀 부족하긴 한데, 항상 그랬던 기억입니다. 그래서 환수를 해주면 pH가 7.5 정도로 안정화 되고, 그 이후에는 크게 변동이 없거나 조금 올라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 이제 생물이 들어가기 때문에 pH가 중성 즈음으로 안정화되면서 물이 잡혔던 것 같습니다. 결국 pH가 드라마틱하게 오르내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산처리된 흑사나, 소일을 깔 경우에는 환수를 안 해주는 게 더 나을 듯 합니다. 흡착계 소일은 모르겠는데, 영양계 소일 같은 경우에는 물잡이 중 pH가 크게 변동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소일이 pH를 올라가는데 있어 버퍼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만 됩니다. 또한 산처리된 흑사는 소일보다는 pH가 올라가긴 하지만, 탱크항만큼 엄청나게 올라가진 않기 때문에 따로 생물이 들어가기 전에는 환수를 할 필요가 있는가는 의문입니다. 또한 소일은 괜히 환수하다가 분진만 차오르는 참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그냥 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저는 소일항을 항상 말아 먹었기 때문에 소일에 대해서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도 소일은 별로 안 좋아하고, 초보자가 무턱대고 선택 할 만한 바닥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구형 아마조니아는 초보가 손 댔다가는 후루룩 말아먹기 적합한 바닥재지요)
물론 그 사이에 NH4나 NO2를 측정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하필 그 때는 시약이 없었고, pH만 체크를 했던터라 무조건 이렇게 하라고 이야기를 하기는 어폐가 있기는 하고 상당히 조심스럽긴 합니다.
결론은 pH가 급변하게 만드는 바닥재를 쓰거나, 바닥재를 쓰지 않을 경우에는 환수를 일정량(20~30%) 해 주면서 어느정도 사이클을 잡아 나가는 것이 적당하며, pH 산성 버퍼 바닥재를 사용하는 수조의 경우에는 여과기를 믿고 백탁이 오시던지 가시던지 상관없이 그냥 쭉 지켜보는 것이 적당한 듯 합니다. 대신 소일(특히 영양계 소일)의 경우에는 정말 1달 이상은 빈 수조를 볼 생각하시고, 너무 물이 줄어들면 첨수 정도만 하면서 사이클을 잡아나가시면 될 듯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정답이 없습니다.
제가 맞다고 하기도 좀 그렇고, 그냥 물잡이 하시는 분들 도움이나 됐으면 좋겠습니다.
물은 시간이 잡아주고, 조급함이 날려버립니다. 이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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