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물생활/주저리주저리

어떤 바닥재를 선택해야 할까? 구피, 코리, 안시에게 맞는 바닥재는?

728x90
반응형

수조를 세팅하다보면 가장 큰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닥재의 선택일 것입니다.

물론 수조의 크기, 여과기의 종류도 중요하겠지만 바닥재 선택하려다가 선택장애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닥재는 결국 어떤 생물을 메인으로 하느냐에 따라 갈리게 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떤 생물에 어떤 바닥재가 적당한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벌써부터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1. 칼라스톤

출처 http://bullostone.com/

일체형 수조, 자동환수 수조, 측면여과기 등등과 함께 초심자들이 예쁘다며 덜컥 담아오는 칼라스톤입니다. 이 바닥재로 생물을 키우는 건 완전 비추천합니다. 칼라스톤은 별 건 아니고 규사(quartz sand)에 인공색소를 입히고 코팅처리를 해서 만든 바닥재입니다. 문제는 사용하다보면 이 코팅이 벗겨진다는 것이고, 코팅이 벗겨지면 인공색소가 녹아나온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색소 자체가 생물에게 크게 해로운지 해롭지 않은지는 여전히 갑론을박이지만 논란이 있는 바닥재를 일부러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논란을 덮어버릴만큼 엄청난 장점이 있는 바닥재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0점입니다. 칼라스톤을 쓰느니 그냥 바닥재 없는 수조가 좀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2. 흑사

구피가 메인이면 좋은 흑사

흑사는 자철석, 주석석, 휘석, 각섬석 등의 무거운 광물입자로 만들어진 모래를 말합니다. (그래서 자석봉으로 흑사를 휘저으면 붙어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만 그게 정상입니다) 흑사라고 하지만 완전 검은색은 아니고 군데군데 그레이도 있고 요새 나오는 흑사는 붉은색도 섞여서 나옵니다. 구피가 메인이라면 흑사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중성을 가장 선호하는 구피에게 적당한 pH를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처리 되어 있지 않은 흑사는 중성보다 약간 알칼리성을 띄긴 합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pH 7.0 정도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특히 산성으로 뛰쳐내려가는 소일이나, 알칼리로 계속 올라가는 산호사 대비 흑사는 구피를 키우는 데 좋은 버퍼가 되어 줍니다. 물론 구피만이 아니라 코리도라스와 안시 키우기에도 흑사는 괜찮은 바닥재(이상적인 바닥재는 아니지만...)이고 조명만 잘 쬐어주면 붕어마름, 암브리아 등 초보수초들도 무리 없이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구피가 메인이고 치어 생존을 위해 약간의 수초를 둬 키우고 싶은데 이탄이나 액비를 줄 정도의 정성을 들이긴 좀 그렇다 싶으면 그냥 흑사가 제일 좋은 선택지입니다.

 

3. 샌드

샌드는 모래지요. 색깔에 따라 금사, 적사, 블랙샌드 등등이 있습니다. 만약 코리도라스가 메인이라면 샌드는 좋은 선택지입니다. 코리도라스는 바닥재 아래의 먹이를 바닥재와 함께 삼켜 먹이는 먹고 바닥재는 아가미로 뱉는 방식으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에 가장 코리도라스의 생태에 맞는 바닥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알비노 팔레아투스 롱핀

적사를 써야 하는지, 금사를 써야 하는지, 블랙샌드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뭐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밴드류 코리는 적사가 좀 더 괜찮은 것 같습니다. 확실히 코리도라스는 바닥재의 색깔에 따라 밴드의 진함이 달라지는데, 블랙샌드를 썼을 경우에는 너무 진해져서 다크템플러가 됩니다. 

 

코리도라스 콜레어
알비노 골드스트라이프

지금 콜레어랑 알비노 골드스트라이프 합사항에는 블랙샌드를 깔았는데, 나날이 콜레어는 거무튀튀해지고, 알비노 골드스트라이프는 노란색이 훨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그러므로 알비노 골드스트라이프는 블랙샌드가 좀 더 나은 것 같고, 콜레어는 적사가 더 나을 듯 합니다. 결국 제 선택이 틀렸습니다. 다음에 바닥재 바꿔줄 일이 있으면 콜레어는 적사를 줘야겠습니다.

 

금사는 노란 샌드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코리도라스에 금사는 그렇게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근데 어울리는 어종이 있으니 바로 토종어 수조입니다. 

금사와 흑사의 적절한 조화

이 수조는 관상어 박람회에 세팅되어 있던 토종어 수조입니다. 바닥재는 흑사와 금사를 섞었습니다. (물론 바닥재를 섞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리셋할 때 진짜 저거 분리하다가 고생합니다) 이런 여울항은 확실히 금사가 빛을 발합니다. 여기에 측면여과기나 수중펌프로 수류를 주게 되면 정말 우리나라 토종어류의 생태에 맞는 완벽한 세팅이 됩니다. 이를 제외하고 금사가 "딱"이야라고 느꼈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4. 소일

소일은 흙을 소성하여 만든 바닥재입니다. 소성온도에 따라 영양계와 흡착계로 나뉩니다. 흡착계는 높은 소성온도로 흙이 품고 있던 양분까지 모두 태워 날려 만든 소일이며, 영양계는 소성온도가 흡착계 대비 낮아 양분이 좀 더 남아 있습니다. 이 차이가 물잡이 기간, 방법에 엄청난 차이를 부릅니다. (그 이야기는 여기서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아마조니아1 (출처 : https://www.adana.co.jp/)

대표적인 영양계 소일인 아마조니아1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싫어하는 바닥재이기도 합니다. 몇번을 도전했으나 몇번이나 신나게 말아먹었던 기억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새우 그것도 비쉬림프가 메인으로 결정한다면 결국은 이 소일을 바닥재로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홍봉이나 마이스터 등 다른 영양계 소일도 있습니다) 소일의 가장 큰 특징은 pH를 안정적으로 산성으로 유지시켜 준다는 점 입니다. 그래서 약산성을 선호하는 새우들에게는 아주 좋은 바닥재가 됩니다. 또한 수초가 메인이라면 영양계 소일을 써야 합니다. 바닥재 소일, RGB 조명, 고압이탄은 수초항의 기본입니다. 흑사 대비해서는 키울 수 있는 수초의 종류와 양이 달라집니다.

 

다만, 구피가 메인이라면 소일은 선호 pH가 다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키우기에는 무리가 될 경우가 있으며 코리도라스나 안시처럼 바닥을 파고 다니는 어종을 키우기엔 소일은 분진이 날리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5. 산호사

산호사는 말 그대로 산호의 유해나 분비물을 말리고 갈아서 만든 바닥재입니다. 주성분은 탄산칼슘입니다. 당연히 pH는 염기성으로 갑니다. 그러므로 구피, 코리, 안시, 새우, 수초 모두에게 안 맞습니다. 이 다섯가지를 메인으로 하고 싶다면 산호사는 멀리해야 합니다. 가끔 너무 수조의 pH가 산성으로 갈 경우 산호사를 망에다 묶어 띄워서 중성쪽으로 보내는 등의 제한적인 활용을 하기도 합니다.

 

다만, 남미 시클리드(엔젤 등)를 제외한 말라위나 음부나 시클리드, 또는 패각종인 물티, 브리샤르디, 카우도 등을 키우고 싶다면 바닥재는 무조건 산호사를 써야 합니다. 이들은 원래 살던 곳의 환경이 염기성이기 때문에 흑사나 소일을 쓰면 안 됩니다. 가끔 마트 수족관에 보면 바닥재 흑사 깔아놓고 시클리드를 넣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환경에서 살던 시클리드를 데려오면 높은 확률로 병치레하다가 용궁구경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부터 pH 자체가 안 맞았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무지가 무섭습니다) 

 

지금 저는 시클리드를 키우지 않기 때문에 뭐 산호사에 대해 크게 할 말은 없긴 한데 써봤을 때의 단점이라면, 흰색이라 똥이 너무나 잘 보인다는 점(이는 백사의 단점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갈조가 낄 경우 답이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바닥재라면 안시를 넣어서 갈조를 처리할 수 있겠지만 산호사에서 오랫동안 잘 살 수 있는 플래코는 없습니다. 패각종들 수조가 참 이쁘긴 한데, 그거 유지하려면 사실 사람이 엄청 고생을 해야 합니다.

 

6. 탱크항

아예 바닥재 없이 수조를 세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를 탱크항이라고 하는데 fish tank에서 온 말로 보이긴 하는데 외국에서는 뭐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fish tank without sand 뭐 대충 이럴꺼 같긴 합니다)

안시나 비파같은 바닥재보다 똥을 더 많이 싸는 어종이 메인이라면 청소의 편리함을 위해 과감히 바닥재를 없애고 키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바닥재가 없다면 없는 만큼 여과력을 보강하기 위해 여과기에 신경을 써야 하고, 수질변화를 최소화해야하는 면이 있어 초심자가 덜컥 탱크항 도전했다가는 쓴맛을 몇 번 봅니다. 

 

똥쟁이들

이렇게 안시가 메인이라면 차라리 바닥재가 없는 것이 관리하는 데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탱크항은 물이 깨진다면 겉잡을 수 없이 깨질 수 있으니 운영하는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어떤 바닥재가 좋다, 나쁘다는 없습니다. (칼라스톤은 제외합니다)

그러므로 바닥재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어떤 어종을 메인으로 할 지 정하고 바닥재를 결정하면 됩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