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물생활/Guppy

물순환 여부와 바늘꼬리병의 상관관계

728x90
반응형

구피 치어를 괴롭히는 사신 중 하나인 바늘꼬리병의 원인은 아직도 미궁 속입니다.

물론 만병의 원인이 수질인 만큼, 수질문제가 발병의 근원임은 모두가 부정하고 있지 않으나, 세부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그 중에 몇가지를 꼽아보면 

1. 부모의 문제 : 바늘꼬리병은 유전이 된다

2. 물순환을 안 시켜서 물이 썩으면(?) 바늘꼬리가 온다

3. 흡충이 기생하며 생기는 증상으로, 부모가 흡충에 감염되면 대를 이어(?) 내려온다

 

확실히 외부기생충을 확실히 박멸하는 프라지콴텔(아쿠아파워시드)가 바늘꼬리에 효과가 있는 것을 보면, 대를 이어서 내려온다는 카더라는 좀 이상하긴 하지만, 흡충의 기생도 어느정도 맞는 듯 합니다. 

 

저는 2번의 문제에 주목을 해보았습니다. 

왜냐면, 이전에 키우던 알비노 모스코블루의 경우 진짜 물순환을 잘 시켜줬는데도 바늘꼬리가 온 경험이 있어서 과연 물순환 여부 자체가 바늘꼬리의 주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전까지 저는 치어들을 브라인쉬림프와 탈각 알테미아를 주면서 키워 올렸는데, 탈각 알테미아를 딱 끊은 이후부터는 바늘꼬리를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이에 두가지 가설을 세워봅니다.

1. 구피 치어의 바늘꼬리 증상은 물순환 여부와 관계가 없다.

2. 바늘꼬리 증상은 충분한 영양공급이 되지 않은 데에서 온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대상은 알비노 풀레드 치어 약 30마리입니다.

 

치어통입니다

지존부화통 작은 사이즈입니다.

이정도에서 치어 키우다가 바늘꼬리로 싹 전멸한 경험이 다들 많으실 겁니다.

 

지름은 이렇습니다

지름은 고작 8센티미터입니다. 다이소 수저통이랑 비슷하겠지요.

여기에 치어들을 넣고 물순환을 전혀 시켜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1일차입니다

빨랫집게로 대충 걸어서 방치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구피 치어는 충분한 영양공급이 되지 않을 때 바늘꼬리가 온다"를 반증하기 위해서 이 치어들은 매일 생브라인쉬림프만 먹이도록 하겠습니다. 하루에 최소 3회, 최대 5회를 급여하였습니다.

 

1주일차입니다

아무도 바늘꼬리가 오지 않았습니다.

바늘꼬리는 커녕 다른 병으로도 탈락한 개체는 없습니다.

 

2주차입니다

정상적으로 발색이 나오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점은 물순환을 시켜줬을 때보다 부화통이 너무 더러워집니다.

아래쪽에 깔리는 것들이 너무 많고, 생먹이만 급여하다보니 슬러지가 너무 생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20일차입니다

바늘꼬리 증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부화통이 좁아서 이제는 부화통을 넓혀줘야겠습니다.

 

부화통을 넓혀줬습니다

결론은 물순환과 바늘꼬리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라고 내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위의 3가지 중 2번은 지워놓고 원인을 찾아야 할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치어를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쪽을 탈각만 주고 실험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치어수가 모자라는 상황에서 그런 리스크를 질 이유도 없고, 탈각 알테미아는 이미 내다버린지 오래라 실험을 하지는 못 했습니다. 최소한 생브라인쉬림프 급여로 영양공급을 충실히 시켜 준다면, 바늘꼬리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정도로만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남는 것은 흡충과 유전인데......

 

유튜브 등 여러 채널에서 바늘꼬리가 흡충에 따른 감염이며 부모 개체를 프라지콴텔에 쩔여놓으면 바늘꼬리가 오지 않는다는 카더라를 날리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면 흡충에 대한 감염이라는 사실 자체가 모순이 됩니다. 흡충이 뱃속에서부터 치어한테 붙는 게 아니니까요. 흡충 때문이라면 바늘꼬리 증상이 왔을 때 증상이 온 치어들만 분리해서 약욕을 시키면 해결 될 문제입니다. 

 

만약에 유전이면 경험적으로 봤을 때 한배에서 나온 치어 중 일부만 바늘꼬리가 온다는 것을 설명할 수 없고(물론 꼬리를 접는 유전병이 부, 모 두쪽에서 받아오는 인자라면 설명이 가능할 수도 있겠습니다) 선천적인 유전이라면 아무리 부모 개체를 프라지콴텔에 쩔여도 해결이 될리가 없겠지요? 무슨 프라지콴텔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제 경험상 바늘꼬리는 수질악화에 따라 발현되는 증상이며, 물순환의 여부 자체는 바늘꼬리 증상의 주 원인은 아니고, 잘 먹지 못한 치어들일수록 면역력 악화에 따라 증상이 발현될 가능성이 많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바늘꼬리의 예방법은 수질관리가 첫번째겠지만, 일단 치어는 무조건 잘 먹이는 게 최고입니다.

생브든 냉브든 다 괜찮으니 브라인쉬림프를 주세요.

 

 

 

728x90
반응형